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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정책, 유엔기구의 ‘창춘계획’ 참고하길
unido 2024-09-09

*본 게시글은 2012년 8월 23일에 게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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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012년 8월 23일

 

지난 7월 말 옌볜 조선족 자치주를 다녀왔다. 설렘과 기대 속의 여정이었다. 설렘은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을 볼 수 있다는 것이었고, 기대는 한국과 중국 그리고 북한의 협력 가능성에 대한 것이었다.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는 2010년부터 동북아지역 협력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창춘계획(長春計劃·Changchun Project)'을 추진해 왔다. 한·중·일 투자진흥사무소(ITPO)가 공동으로 동북아지역 발전을 위한 개발 계획을 마련해보자는 취지에서 출발한 이 프로젝트는 그 첫째 대상 지역으로 중국 지린성을 선정했다. 여기에는 간접적으로 북한의 산업 개발을 유도해 보자는 뜻도 강하게 내포돼 있다.

창춘계획의 주요 골자는 북·중 접경지역에 산업단지를 조성해 한·중·일 기업의 투자와 북한의 노동력을 이용하여 시장경제 가치가 존중될 수 있는 실질적인 생산기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창춘계획이 잘 이루어지면 그다음엔 랴오닝성 지역이나 러시아의 연해주 지역도 가능할 것이다. 이번 옌볜 자치주 방문은 중국 UNIDO 투자진흥사무소의 주선으로 중국 대표도 동행했으며, 이번 기획의 현실적 가능성에 대한 탐색을 위한 것이었다. 옌지시, 안투현 및 훈춘시 등을 방문해 시장 등 공직자들과 연속회의를 가지면서 그들이 한국 등 외국으로부터의 자본과 기술 도입을 얼마나 갈망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또 대북한 업무를 담당하며 북한을 수시로 방문하는 한 관계자는 "8월 중순 이후 중·북 관계에 심대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북한의 신정권에 대해 강한 기대를 표명하기도 했다. 북한 장성택 부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두고 한 이야기였다.

한국도 금년 말 대통령 선거와 내년 초 새 행정부의 출범을 계기로 기존의 대북정책에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각 당의 대통령 후보 진영에서는 나름대로 새로운 대북정책의 근간을 다듬고 구체적인 방안들을 강구하고 있을 것이다. 여기에 한 가지 권유를 드린다. 한반도 문제를 다루는 시각을 남북관계에만 고정하지 말고 보다 폭넓은 관점에서 동북아 지역 나아가 세계의 문제로 보고 대비하고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런 차원에서 수많은 산하기구와 전문기구를 두고 있는 유엔이라는 장(場)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들도 심도 있게 살펴보길 희망해 본다. UNIDO가 지금 추진하고 있는 '창춘계획'도 이러한 한국의 노력에 한 가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굳게 믿기 때문이다.

 

유엔산업개발기구 서울투자진흥사무소 (UNIDO ITPO Seoul)  이수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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