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뉴스

[기고/이수택]선망받는 나라의 자격
unido 2024-09-09

*본 게시글은 2012년 12월 14일 게시되었습니다. 

"선망받는 나라의 자격"

동아일보

98af88d1e6b09235ccd290407cc574ba_1725867107_9075.png
 

2012년 12월 11일

지난주 올해 들어 세 번째 아프리카 출장을 다녀왔다. 지난봄 두 번에 걸쳐 동아프리카지역의 4개국을 다녀왔고, 이번에는 서아프리카 지역의 두 나라를 다녀왔다. 올 한 해 세 번에 걸친 아프리카지역 방문을 통해 필자는 과분한 환대를 받았다. 무엇보다도 사업상 필요한 고위 인사와의 면담이 별 어려움 없이 이루어졌다. 사전에 약속이 안 된 상태에서도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 서울투자진흥사무소 대표로서 면담 신청을 하면 어렵지 않게 이루어졌다.

이러한 배경에는 UNIDO가 개도국들의 산업발전을 위해 기여해 온 국제기구라는 점도 없지 않겠으나, 그것보다도 UNIDO의 “서울투자진흥사무소 대표”가 왔다는 점이 이들에게 더 절실하게 다가온 것이라고 필자는 믿는다. 대한민국은 이들에게 산업발전, 경제발전, 사회발전 그리고 더 나아가 국가부흥의 살아 있는 꿈이기 때문이다. 0

지난봄 방문했던 아프리카 한 국가의 산업경제부 차관은 필자와의 면담에서 뜬금없이 한국의 1960년대 초 1인당 국민소득이 얼마였는지를 물었다. 필자는 100달러도 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 차관은 그럼 지금 한국의 1인당 소득은 얼마인지를 다시 물었다. 필자는 2만 달러를 상회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차관은 면담에 동석한 자기네 나라 산업부 해외투자유치담당 국장에게 1960년대 초 국민소득이 얼마인지를, 그리고 지금의 국민소득이 얼마인지를 물었다. 그 국장은 1960년대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500달러라고 대답했다. 이 답변에 차관은 지난 50년 동안 한국은 200배의 성장을 했는데 어찌하여 자기네 나라는 그대로냐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답을 한국에서 찾고 싶다며 적극적으로 도와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것은 그저 한 예에 불과하다. 한국에 대한 선망은 필자가 방문한 모든 개도국에서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필자는 앞으로 대한민국 외교의 길이 여기에 있다고 믿는다.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의 발전을 위해 진정으로 기여할 수 있는, 그래서 국제사회의 지도국으로서 자연스럽게 나아갈 수 있는 길이라고 믿는다.

대한민국 스스로 자신의 국격을 높이겠다고 부자연스럽게 애쓰는 것을 최소화하면서 세계 만방이 한국의 국격을 스스럼없이 인정해 주는 지름길이라고 믿는다. 대한민국은 이러한 길로 나아갈 수 있는 객관적 주변 요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그리고 지금이 가장 적기이기도 하다. 문제는 대한민국 스스로가 이러한 길로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의 자세와 객관적 준비가 되어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제 얼마 있으면 새 정부가 탄생한다. 많은 언론이 대통령 후보들의 대외정책 내용이 너무 빈약하고 소홀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대통령이 누가 되든 새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개도국들의 꿈이라는 현실을 바탕으로 한국이 개도국들의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도록 꾸준한 관심과 함께, 관련 정책에 대한 법적 제도적 정비에 힘을 쏟아 줄 것을 기대한다.

또한 대한민국이 지속적으로 세계 속에서 뻗어 나가기 위해서는 결국은 외교와 올바른 대외관계가 근간이 될 수밖에 없음을 국민 스스로 인식할 수 있도록 지도력을 발휘해 주길 바란다.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꿈과 비전을 제시해 줄 수 있는 대통령을 기대해 본다.
 

이수택 유엔산업개발기구 서울투자진흥사무소 대표

참고: 동아일보 http://news.donga.com/3/all/20121211/51484428/1

닫기